[NT ZOOM:IN] 랑랑, 피아노 위에 피어나는 작은 걸작들

권수빈 기자 / 기사승인 : 2025-11-11 10:19:45
  • -
  • +
  • 인쇄
사진=유니버설뮤직

[뉴스타임스 = 권수빈 기자] 중국 출신 피아니스트 랑랑(郞朗, 43세)은 어린 시절부터 음악과 함께 성장했다. 다섯 살 때 피아노를 시작한 그는 열 살에 차이콥스키 국제 청소년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세계 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이후 랑랑은 음악 속 감정을 전달하는 연주자로 위상을 높였다. 그의 손끝에서 피어나는 선율은 이야기가 되고, 상상이 되며, 관객의 마음에 긴 여운을 남긴다.


2019년 발매한 ‘피아노 북(Piano Book)’은 그의 대표작 중 하나다. 베토벤의 ‘엘리제를 위하여’, 드뷔시의 ‘달빛’ 등 친숙한 클래식 곡들로 구성된 앨범은 세계 주요 클래식 차트 1위를 기록했고, 지금까지 12억 회가 넘는 스트리밍으로 그의 글로벌 영향력을 증명했다.

6년 만에 선보인 ‘피아노 북 2(Piano Book 2)’는 클래식과 현대, 영화와 게임 음악까지 폭넓게 담았다. 쇼팽, 리스트, 라흐마니노프뿐 아니라, 루도비코 에이나우디, 영화 ‘라라랜드’, 게임 ‘검은 신화: 오공’ 속 주제곡 등 총 32곡이 수록됐다. 랑랑은 “이 32곡은 제가 어린 시절부터 함께해 온 친구 같은 존재들이다. 요즘 아이들에게 음악적 영감을 주고 싶다는 마음에서 앨범을 준비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그는 앨범을 준비하며 가장 신경 쓴 부분은 교육적 측면이라고 밝혔다. “작은 곡이라도 아름답고 걸작처럼 느껴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었다. 피아노를 배우는 과정이 어렵고 지루할 수 있지만 음악이 친근하게 느껴진다면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사랑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랑랑은 수록곡들 중에서도 베토벤의 론도 카프리치오와 쇼팽의 즉흥 환상곡을 특히 좋아하는 곡으로 꼽았다. “어린 시절부터 함께 자라온 곡들이라 어떻게 해석할지 충분히 생각할 시간이 있었다. 제가 느낀 감정과 음악적 색채를 그대로 담고 싶었다”면서 어린 시절부터 곡과 함께 성장했기에 해석에 자신의 강한 의견과 감정을 담았다고 전했다.

영화·게임 음악이 포함된 것으로 장르적 확장을 맞닥뜨릴 수 있다. “하나의 스타일에 머무르지 않고, 다양한 작곡가의 음악을 경험하면서 피아노라는 악기의 폭넓은 매력을 느끼셨으면 한다. 연습할 때도 기계적 연주가 아니라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야 한다. 특히 AI 시대에 더 중요하다”고 말하며 다양성과 상상력을 핵심으로 짚었다.
 

사진=유니버설뮤직

랑랑은 음악을 마라톤에 비유하며 경연에서의 승리나 단기적 성공보다 지속적인 열정과 사랑을 강조했다. “세계적인 피아니스트가 되는 길은 예측할 수 없지만 피아노에 대한 열정과 사랑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경연은 기회를 만들어줄 뿐 세계적 연주자가 되도록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말을 남겼다.

과거 여러 차례 서울 예술의전당과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했던 랑랑은 2026년 2월 예정된 공연에서 생상스 협주곡 등으로 한국 관객과 다시 만난다. 또한 재단 활동을 통해 한국 학교와 협업하며 음악 교육의 기회를 넓히고 있다.

‘피아노 북 2’를 통해 우리는 랑랑의 손끝에서 피어나는 다채로운 색채와 감정, 어린 시절 친구 같은 음악적 기억을 경험하게 된다. 그의 목표는 분명하다. 음악적 상상력과 인간적 감성을 나누는 것. 이번 앨범에 담긴 작은 곡 하나하나에서 그러한 기적을 만날 수 있다.

뉴스타임스 / 권수빈 기자 ppbn0101@newstimes.press

[저작권자ⓒ 뉴스타임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글자크기
  • +
  • -
  • 인쇄
뉴스댓글 >

주요기사

+

PHOTO NEWS

많이 본 기사

사회

+

종교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