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식 나트륨 식습관, 줄었지만 여전히 1.6배

권수빈 기자 / 기사승인 : 2025-07-03 10:5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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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임스 = 권수빈 기자] 김치 양념, 된장의 맛, 찌개와 국물까지 짠맛은 우리 밥상의 중심이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공개한 최근 5년간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는 여전히 WHO 권고 기준보다 1.6배 많은 나트륨을 섭취하고 있다. 하루 평균 3,136mg으로 예전보다는 줄었지만 국제 기준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치다.


한국인의 나트륨 섭취량이 높은 이유는 식습관의 구조에 있다. 한국 식사의 기본 틀인 밥·국·반찬 구성은 자연스럽게 국물류 섭취를 동반한다. 한 숟가락 떠먹는 국물에는 생각보다 훨씬 많은 나트륨이 숨어 있다. 발효 식품 중심이라는 것도 이유가 된다. 김치, 장류처럼 발효를 위해 소금이 필수적인 식품이 식탁에 상시 등장한다. 면 요리 또한 생각 이상으로 짜다. 라면·우동·칼국수 등의 소비량이 높고, 국물은 짠맛으로 이어진다.
 

사진=연합뉴스

여기에 외식의 확산이라는 현대적 요인이 결합한다. 조사에 따르면 음식점 한 끼 나트륨 섭취량은 1,522mg으로 가정식(1,031mg)보다 훨씬 높다. 치킨, 피자, 국물 요리까지 외식 메뉴는 강한 맛과 자극적 양념을 선호하는 흐름을 그대로 반영한다. 소금이 맛의 강도를 결정하는 장치로 작동하는 셈이다.

짠맛의 일상화는 몸에 흔적을 남긴다. 과도한 나트륨 섭취는 고혈압, 심혈관 질환, 신장 기능 저하, 나아가 위암 위험 증가와도 연관된다. 고혈압은 특히 한국인에게 흔한 만성질환이며 여기에는 오랜 식습관이 놓여 있다.

나트륨은 섭취만큼 배출도 중요하다. 핵심은 칼륨이다. 칼륨은 체내 나트륨 배출을 돕기 때문에 바나나, 토마토, 시금치, 감자 같은 식품이 좋은 동반자가 된다. 수분 섭취 역시 혈중 나트륨 농도를 안정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국물은 남기되 물은 더 마시라는 오래된 조언은 여전히 유효하다.

조리 단계에서 소금을 줄이는 권고도 확산되고 있다. 천천히 끓이기, 향신채 사용, 소금 대체 조미료 활용 등은 음식의 간을 크게 희생하지 않으면서도 나트륨 섭취를 줄이는 방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정부가 지속적으로 저감 정책을 펼쳐온 것도 이러한 변화에 힘을 보탰다.

짠맛은 한국인이 맛을 바라보는 방식, 식문화의 구조, 가정과 외식 산업의 조리 체계가 얽힌 복합적인 풍경이다. 짠맛을 줄인다는 것은 결국 우리의 식탁과 미각을 천천히 재정비하는 일이다. 맛의 전통을 잃지 않되 건강한 방식으로 이어가기 위한 실험이 이미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뉴스타임스 / 권수빈 기자 ppbn0101@newstimes.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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