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호상옷, 삶과 죽음을 잇는 전통 의례복

권수빈 기자 / 기사승인 : 2025-08-09 14:3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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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임스 = 권수빈 기자] 제주 전통 수의인 제주 호상옷이 마침내 제주도 무형유산으로 지정됐다. 호상옷은 제주 고유의 상례문화를 담아내는 의복이다. 육지에서 흔히 '수의' 혹은 '습의'로 불리는 장례용 옷과 달리 제주에서는 이를 통칭해 호상옷이라 부르며 복식의 구성과 바느질 방식, 장식과 재단 방식까지 독특한 특징을 지닌다.

 

사진=제주도

호상옷은 오랜 기간 제주 지역 사회에서 전승돼 왔으며, 복식의 원형을 유지하면서 의례적 의미를 담아 제작된다. 전통적으로 호상옷은 여러 겹의 천을 정교하게 겹쳐 봉제하며, 삶과 죽음을 이어주는 상징성을 반영한 장식과 색채가 특징이다. 옷감 선택과 바느질 방식은 육지와 달리 제주만의 전통기법을 보존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지역 고유의 장례 의례 문화를 이해할 수 있다.

다른 지역에서도 장례용 수의가 존재하지만 제주 호상옷만큼 의례적 의미와 지역 특성을 동시에 반영한 사례는 드물다. 제주에서는 죽음을 위한 의복이 아니라 공동체와 삶을 잇는 상징으로 인식해왔다. 이러한 문화적 독창성과 전승 가치는 제주도 무형유산 지정의 핵심 이유가 됐다.

제주 고유의 의례문화는 호상옷 외에도 다양하다. 제례와 상례에서는 신앙과 자연, 조상 숭배가 결합된 독특한 의례가 남아 있으며, 제주의 풍습과 공동체적 상호작용이 의례를 풍부하게 만든다. 제주 굿과 당굿, 마을 단위 제사, 성주제와 같은 공동체 의례는 호상옷과 같은 전통 복식과 맞물려 지역 문화를 형성해왔다.

제주도에는 호상옷 외에도 다양한 문화유산이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제주 칠머리당 영등굿, 해녀문화, 제주 돌담과 민가 건축 그리고 제주 고유 방언과 민속놀이가 무형·유형 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호상옷 지정은 이러한 전통의 연장선상에서 지역 정체성을 강화하는 의미를 지닌다.

무형유산으로서 제주 호상옷은 그저 유물적 가치가 아닌, 장례와 삶을 아우르는 상징적 의미, 전통 기술의 지속성, 지역 공동체와 연결된 문화적 의미를 모두 품고 있다. 앞으로 제주도는 보유자 인정과 전승 교육을 통해 호상옷이 다음 세대에도 온전히 계승되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뉴스타임스 / 권수빈 기자 ppbn0101@newstimes.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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