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궁을 깨우다 ‘2025 봄 궁중문화축전’

권수빈 기자 / 기사승인 : 2025-05-06 10: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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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임스 = 권수빈 기자] 봄 궁중문화축전은 서울의 5대 궁궐과 종묘를 하나의 거대한 무대로 전환시키는 축제다. 올해 축전은 지난달 26일부터 4일까지 총 9일간 열렸으며, 경복궁·창덕궁·덕수궁·창경궁·경희궁과 종묘 등 왕실 유적 전역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이 동시에 진행됐다.

 

2015년 시작된 이후 매년 봄과 가을 두 차례 개최되는 궁중문화축전은 궁궐의 역사와 전통을 현재의 삶 속에 스며들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올해 역시 전통예술 공연부터 체험형 프로그램까지 공간과 콘텐츠의 경계를 넓히며 고궁을 살아있는 역사 문화 공간으로 재해석하는 데 주력했다.

 

▲사진=연합뉴스

축전은 경복궁 흥례문 광장에서 열린 개막제로 시작됐다. 서울시극단장 고선웅 감독이 연출한 이번 개막제는 꽃이다!’를 주제로 했다. 전통예술을 화려하게 무대화한 공연으로서 사전 예약자만 관람할 수 있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이어 축전의 대표 프로그램인 시간여행, 세종이 경복궁 전역에서 펼쳐졌다. 세종대왕의 생애와 업적을 체험형 콘텐츠로 재구성한 것으로, 하루 두 차례씩 회당 40명의 참가자들이 세종 시기의 궁중 일상을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궁궐별 특화 프로그램도 많은 관심을 받았다. 창경궁에서는 한복을 입고 창덕궁까지 이어지는 산책 코스를 체험하는 한복 입은 그대, 반갑습니다가 있었으며, 경희궁에서는 경희궁 밤의 산책이라는 야간 투어가 진행되어 궁궐이 가진 고즈넉한 야경을 색다르게 즐길 수 있었다. 창덕궁에서는 이른 아침 숲길을 걸으며 고궁의 정취를 느끼는 아침 궁을 깨우다와 성정각을 배경으로 한복을 입고 사진을 촬영하는 프로그램 왕비의 옷장이 진행됐다. 경복궁 근정전에서는 국악 명인 100인이 참여한 고궁음악회 – 100인의 여민동락이 사흘간 열리며 대취타, 여민락, 춘앵전 등 궁중음악의 정수를 선보였다.

 

올해 축전이 가진 특징 중 하나는 사전 예약제 운영이 강화되면서 프로그램의 몰입도와 품질이 높아졌다는 점이었다. 많은 프로그램이 예약 오픈과 동시에 매진될 만큼 관심을 끌었고, 현장에서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 또한 다양하게 준비돼 방문객들이 궁궐 전역을 자유롭게 체험할 수 있었다. 국가유산청은 이러한 운영 방식이 관람객 편의를 높이고 프로그램의 완성도를 강화하는 데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축제가 종료된 후 집계된 결과에 따르면 올해 봄 궁중문화축전에는 총 698,549명이 방문하면서 지난해보다 약 16.2% 증가한 기록을 세웠다. 이는 2015년 축전이 시작된 이후 봄 행사 기준으로 역대 최다 방문객 수다. 외국인 방문객은 138,225명으로 지난해 대비 26.3%가량 늘었다. 덕수궁 중명전 2층 개방과 궁중음식 체험 등 외국인 대상 프로그램 확대가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축전은 전통을 현재적 방식으로 재해석해 유산의 공공성을 확장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가진다. 궁궐을 보존의 대상으로만 바라보지 않고 시민과 관광객이 체험하고 즐기는 문화 향유의 장으로 바꾸어 내 역사와 일상,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문화 경험을 제시했다. 서울이라는 도시가 품은 왕실 유산이 봄의 감각 속에서 다시 태어났다.

 

뉴스타임스 / 권수빈 기자 ppbn0101@newstimes.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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