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임스 = 권수빈 기자]
울산 울주군의 간절곶(艮絶串)은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해가 떠오르는 곳이다. 이곳은 새해 첫날마다 수많은 이들이 소망을 빌며 찾는 일출 명소이자 동해의 거친 바다와 부드러운 해안선이 어우러진 상징적인 장소다. 이 곳에 새로운 빛이 더해진다. 울주군이 추진 중인 미래형 디지털 식물원 건립 계획이 본격화되면서 자연과 첨단 기술이 만나는 새로운 문화공간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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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울주군 |
울산광역시 울주군 서생면 대송리에 위치한 간절곶은 동해를 바라보는 툭 튀어나온 곶(串) 지형으로 ‘멀리서도 간절히 보인다’는 뜻을 지닌다. 해안절벽과 소나무 숲, 얕은 구릉이 어우러진 독특한 생태 지형으로, 철새와 해양 생물의 서식지이자 기후적 다양성을 지닌 곳이다.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생태적 균형의 이루어지는 곳이다.
울주군이 구상하는 디지털 식물원은 기존의 식물 관람 공간에서 한 단계 진화시킨 형태다. AR(증강현실), VR(가상현실), 미디어아트, 인터랙티브 전시 등 첨단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식물과 자연의 생태를 다감각적으로 체험하도록 설계된다. 현실의 온실 속 식물뿐 아니라 디지털로 재현된 아마존의 열대우림이나 아프리카의 사바나를 가상으로 탐험할 수 있다. 미디어아트 공간에서는 해양 동식물이 움직이는 듯한 몰입형 영상이 펼쳐지고, 식물의 생장 과정이나 생태계를 교육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콘텐츠가 제공된다.
간절곶 식물원은 총 사업비 약 940억 원, 부지 5만2952㎡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다. ‘오대양 육대주를 항해하는 식물 탐험’을 콘셉트로, 각 대륙의 식물과 생태계를 주제로 한 전통 온실을 비롯해 디지털 온실, 곤충·조류 체험관 등이 들어선다. 바다와 맞닿은 간절곶의 입지를 활용해 ‘해양-육상 생태의 연결성’을 주제로 한 체험 콘텐츠도 계획 중이다. 울주군은 2027년 완공, 2028년 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울주군이 디지털 식물관 설립을 추진하는 이유는 관광지를 하나 더 만드는 데 그치지 않는다. 무엇보다 자연과 기술의 융합을 통해 지속가능한 생태문화를 조성하려는 데 목적이 있다. 식물원에서 선보일 첨단 전시와 생태교육 프로그램은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미래 세대가 자연의 가치를 직접 느끼며 체험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지역 경제의 재생과 관광의 다변화를 위한 전략이기도 하다. 울주는 기존의 일출·해양 중심 관광지에서 벗어나 사계절 내내 머물 수 있는 체류형 관광지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다. 특히 디지털 식물원은 기후와 계절에 구애받지 않는 ‘사계절형 관광 인프라’로 지역 경제에 안정적인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더해 문화적 상징의 확장이 사업의 핵심이다. 지금까지 간절곶이 ‘소망과 새 출발의 장소’였다면 디지털 식물원은 여기에 ‘미래와 생명, 그리고 공존’이라는 새로운 가치를 더함으로써 울주군을 대표하는 문화적 아이콘으로 거듭나게 할 것이다.
울주군은 이번 사업을 통해 지역의 대표 관광 브랜드를 강화함과 동시에 청소년과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 교육적·문화적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첨단 콘텐츠 산업과 융합함으로써 지역의 디지털 기술 기반을 확장하고, ‘K-에코 콘텐츠’라는 새로운 관광 트렌드를 선도하는 역할도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뉴스타임스 / 권수빈 기자 ppbn0101@newstimes.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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