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대장간마을 철거, 그래도 역사 체험은 계속된다

우도헌 기자 우도헌 기자 / 기사승인 : 2025-07-14 14:4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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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임스 = 우도헌 기자] 경기 구리시 아차산 자락에 자리한 고구려대장간마을은 2008년 4월 고구려인의 생활과 문화를 재현하고 관람객에게 체험형 역사 교육의 장을 제공하기 위해 건설됐다. 4,900㎡ 부지에 목조 건축물 13개 동이 들어서 대장간, 거믈촌장집 등 고구려인의 일상과 장인 정신을 엿볼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졌다. 박물관과 연계해 고구려 유물을 전시하면서 역사적 맥락을 살리는 시도로 주목받았다.

 

사진=구리시

개관 초기에 드라마 ‘태왕사신기’ 세트장으로 활용됐고, 고구려 장군 양만춘의 88일간 전투를 그린 영화 ‘안시성’, 이밖에도 ‘선덕여왕’, ‘바람의 나라’, ‘자명고’, ‘쌍화점’, ‘역린’, ‘사임당, 빛의 일기’ 등 수많은 드라마와 영화 촬영지로 쓰였다. 덕분에 국내외 관광객에게 인기 있는 문화관광 명소로 자리매김하며 영상 콘텐츠와 관광을 연결하는 곳으로 높게 평가됐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목조 건축물의 부식과 노후화가 심각해졌다. 2023년 6월 실시한 정밀 안전점검에서 D등급을 받으며 관람객 출입이 전면 통제됐다. 구리시는 시설 보수와 유지 방안을 검토했지만 구조적 손상과 보수 비용 수억 원대라는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유지보수 대신 철거를 최종 결정했다.

철거 대상은 총 12개 동으로, 시는 2025년 8월부터 철거를 시작해 9월 중 마무리할 계획이다. 목조 야외세트장은 사라지지만 아차산 출토 고구려 유물을 전시하는 박물관은 그대로 유지된다. 구리시는 철거 이후 부지를 박물관 프로그램과 연계해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고구려 역사와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교육적·문화적 기능은 지속될 예정이다.

고구려대장간마을의 실내전시관은 아차산 보루군(아차산 4보루 등)에서 발굴된 고구려 유물을 상설 전시하는 공간이다. 아차산은 고구려가 한강 유역까지 영토를 확장했던 시기의 전략적 요충지로, 보루(요새) 유적이 다수 발견됐다. 전시관은 고구려의 군사적·철기 문화를 재현하고 교육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전시관에는 아차산 4보루와 시루봉보루 유적에서 나온 유물들이 전시돼 있다. 보루들에서 출토된 장동호 등 11점의 유물이 새롭게 교체 전시되기도 했다. 소장품으로는 토기(명문 토기 포함), 철기(무기나 농기구), 마구류 등이 있으며 약 638점을 소장하고 있다.

고구려대장간마을의 철거는 관광명소가 사라진 아쉬움을 남기지만 안전과 지속 가능한 문화 활용을 동시에 고민한 판단으로 평가된다. 역사와 문화의 체험적 가치가 건축물 유지에만 머물지 않고 박물관과 연계한 장기적 프로그램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향후 문화정책 방향을 엿볼 수 있다.

뉴스타임스 / 우도헌 기자 trzz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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