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스퀘어, 서울 중심을 미디어 무대로 확장하다

우도헌 기자 우도헌 기자 / 기사승인 : 2025-09-06 17: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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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임스 = 우도헌 기자] 광화문광장은 오랫동안 서울이라는 도시의 중심으로 자리해왔다. 조선 시대 육조거리를 품었던 역사적 축이자 정치·행정·언론·문화가 층위처럼 겹쳐 있는 공간이며 국가적 사건과 시민의 목소리가 울려 퍼진 곳이다. 최근 서울시는 광화문광장을 또 다른 방식으로 재정의하고 있다. 행정안전부 지정 자유표시구역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광화문 일대는 이제 거대한 미디어 플랫폼을 품은 ‘도심 미디어 랜드마크’로 변모하기 시작했다.

 

사진=종로구

변화의 첫 장면은 KT WEST 빌딩 전면에 설치되는 초대형 미디어월이다. 높이 21m, 길이 94m에 달하는 대형 전광판은 광화문스퀘어 프로젝트의 서막을 연다. 올해 안으로 교보생명, 동아일보, 일민미술관, 코리아나호텔 등 총 9개 건물이 순차적으로 디지털 광고·미디어 장비를 갖추게 되고, 광화문 일대는 시각 예술과 브랜드 콘텐츠가 공존하는 거대한 미디어 스트리트로 변화할 전망이다.

흔히 광화문광장은 행정 관청과 박물관, 언론사를 잇는 조용함과 국가적 행사가 열리는 장엄함을 동시에 가진 장소였다. 이번 프로젝트는 이 공간을 ‘상시 운영되는 문화·기술 플랫폼’으로 바꾸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대형 미디어월과 미디어폴이 연속적으로 설치되는 도심 축은 광고판의 나열만이 아니라 예술·기술·브랜드·공공 콘텐츠가 실시간으로 흐르는 도시형 무대를 구축하려는 장기적 계획의 일부다.

서울시가 광화문광장을 세계적인 랜드마크로 조성하려는 이유는 명확하다. 서울은 K-컬처의 중심으로 세계적 영향력을 갖춰왔지만 도쿄의 시부야, 뉴욕의 타임스스퀘어, 런던의 피카딜리서커스처럼 도시를 대표하는 미디어 아이콘이 부재하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이번 광화문스퀘어 프로젝트는 역사성과 첨단 기술을 결합한 새로운 도시 상징을 창조함으로써 그러한 공백을 채우려는 전략이다.

더불어 문화를 ‘보여주는 방식’을 재설계하려는 시도이기도 하다. 민관합동협의회를 구성해 공공기여금을 모으고, 예술적 콘텐츠와 공익적 영상의 제작·송출을 포함한 운영 모델을 장기적으로 구축하고 있는 점을 예로 들 수 있다. 광화문광장 일대가 광고 수익에 의존하지 않고 문화예술 기반의 지속 가능한 운영 구조를 갖추려는 노력은 도시 정책 측면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이 과정에서 ‘K 페스타–광화문스퀘어 오프닝 세리머니’는 새로운 도심 풍경의 첫 사례가 됐다. 점등식과 미디어 아트 영상 공개, K-팝 공연이 어우러진 행사는 앞으로 광화문 일대가 어떤 방식으로 콘텐츠와 기술이 결합된 도시적 장면을 연출하려는지 보여주는 전조였다. 한국의 미디어 예술과 디지털 문화 역량을 세계에 선보이는 무대로 확장되는 중이다.

아시아뉴스 / 우도헌 기자 trzz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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