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위의 석양, 완도의 새로운 ‘노을길’

우도헌 기자 우도헌 기자 / 기사승인 : 2025-02-11 09:5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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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임스 = 우도헌 기자] 전남 완도는 265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해양군도(海洋郡島)다. 중심에 자리한 완도읍 서쪽 해안 가리포(加里浦)는 예부터 완도의 뿌리를 상징하는 이름이다. 조선시대에는 수군진이 설치된 전략적 요충지였고, 장보고의 해상왕국 청해진이 있던 곳이기도 하다.


가리포 앞바다를 따라 완도읍 대신리 소세포에서 군외면 당인리까지 이르는 약 2km 남짓한 해안도로가 이제 새로운 ‘가리포 노을길’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얻는다. 완도군은 이 구간에 총사업비 40억 원(전액 국비)을 투입해 노을 테마길, 전망대, 데크길 등을 갖춘 관광 명소로 탈바꿈시키는 사업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사진=완도군

완도군이 이번 사업을 추진하게 된 배경에는 명확한 현실 인식이 있다. 우선 기존 관광지의 집중화 문제다. 완도는 명사십리해수욕장, 청해진 유적지, 다도해 해상국립공원 등 이미 유명 관광지가 있지만 관광객이 일부 지역에 몰려 지역 균형 발전이 더디다는 지적이 있었다. 해안도로의 잠재력도 무시할 수 없다. 완도는 남해안에서도 손꼽히는 해안경관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드라이브 코스 외의 체류형 관광 콘텐츠가 부족했다. 군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해안선을 따라 ‘머물며 걷는 관광’을 기획했다. 또 지속 가능한 지역경제의 토대를 마련하려 한다. 바다를 생산의 공간(어업 중심)이 아니라 감상의 공간, 재생의 공간으로 확장하려는 시도다. 이는 최근 완도가 추진 중인 ‘해양치유 관광벨트’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국도 77호선은 완도를 남북으로 잇는 핵심 간선도로다. 특히 완도읍에서 군외면으로 이어지는 서측 해안 구간은 푸른 바다와 섬, 노을이 어우러지는 절경을 자랑하지만 그동안은 차량 통행 도로로만 쓰였다. 이 길은 이제 보행 중심 관광자원으로 재탄생한다. 사업 계획에 따르면 총 2.15km 구간의 ‘노을 테마길’이 조성되고, 이 중 1.17km는 바다 위를 따라 걷는 알루미늄 데크길로 꾸며진다. 당초 천연 목재로 계획됐으나 해풍과 염해에 취약하다는 점을 고려해 내구성과 안전성을 확보한 알루미늄 재질로 변경했다.

야간에도 아름다운 경관을 즐길 수 있도록 LED 조명 시설을 설치해 바다 위를 밝히는 야경 명소로 탈바꿈시킬 계획이다. 바닥과 난간에서 은은하게 빛나는 조명은 노을이 사라진 뒤에도 ‘빛의 길’을 이어주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가리포 노을길 조성의 핵심은 ‘경관의 예술화’다. 완도는 청정한 바다와 풍부한 자연경관을 갖췄지만 이를 체험할 수 있는 문화·관광 콘텐츠가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따라서 이번 사업은 경관 그 자체를 콘텐츠화 하는 시도라 할 수 있다.

또한 지역 주민에게는 생활 속 휴식 공간을 제공하고, 관광객에게는 완도의 정체성을 체험할 수 있는 감성 명소로 기능하게 된다. ‘노을길’이라는 이름이 상징하듯 하루의 끝에서 만나는 석양의 시간은 정서적 치유의 공간으로 작용할 것이다. 더 나아가 완도의 ‘해양치유도시’ 브랜드 강화에도 직접적인 도움이 될 전망이다.

뉴스타임스 / 우도헌 기자 trzz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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