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무려 80톤” 저장강박과 주거복지, 집을 치우고 마음을 세우다

우도헌 기자 우도헌 기자 / 기사승인 : 2025-07-03 13:3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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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임스 = 우도헌 기자] 대구 수성구의 한 가정집에서 약 80톤의 쓰레기가 발견된 사건이 알려졌다. 이는 환경 위생 문제를 넘어 심리적 고통이 물리적 공간으로 어떻게 표출되는지를 보여주는 강렬한 사건이다. 배경에는 저장강박증이라는 정신적 질환과 지적 장애를 가진 가족의 사연이 얽혀 있다.

 

사진=수성구청

주거환경 개선사업은 지자체가 민·관 협력을 통해 주택 내 과도한 쓰레기를 정리하고, 생활 공간을 회복시키는 공공 개입이다. 수성구는 지난 3일 동안 새마을협의회 회원 30명, 정신건강복지센터, 경찰서 등 여러 기관과 함께 이 가구의 쓰레기를 수거하고 청소를 실시했다.

이러한 사업은 전국 일부 지자체에서도 시행되고 있다. 최근 보도된 바에 따르면 저장 강박·저장장애를 가진 가구를 위한 공공 개입은 일부 기초자치단체에서 ‘청소·치료 연계’ 모델로 추진되고 있으며, 주택 개선 프로그램이나 복지 상담이 결합된 사례도 늘고 있다.

이번 가족의 경우 쓰레기를 치우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내부와 마당에 가득 쌓인 쓰레기는 잠자리조차 확보하지 못한 생활 환경을 만들어냈고, 해충과 악취가 발생하는 등 위생과 건강에 치명적 위협이 존재했다. 쓰레기 수거 이후에는 노후 싱크대 교체, 주방 개선 등 주거 리모델링까지 포함한 환경 개선이 계획됐다.

저장강박증은 실제 가치와 상관없이 물건을 버리지 못하고 계속 쌓아두는 강박성 행동의 일종이다. DSM 5(미국 정신의학회 진단기준)에서도 ‘저장장애(Hoarding Disorder)’로 진단된다. 저장장애는 일상생활 기능 저하, 화재 및 위생 위험, 가족 및 공공비용 증가 등의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된다. 치료에는 인지행동치료(CBT)와 위험감소 접근법 등이 효과적이라는 연구가 있으며, 지속적 개입과 사회적 지원이 핵심이다.

수성구 가족의 일은 정신건강 치료와 주거 환경 개선이 결합된 맞춤형 개입의 필요성을 실증한 사례다. 저장강박과 같은 정신적 질환을 공공보건의 과제로 인식해야 한다는 경고를 담고 있다. 치료와 생활 지원이 연결된 사후 관리, 정신건강복지센터와의 지속적 협력, 해당 가구에 대한 지역사회의 이해와 수용이 필요하다. 지자체의 개입이 가족의 삶과 마음을 다시 세우는 출발점이 될 수 있길 바란다.

뉴스타임스 / 우도헌 기자 trzz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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